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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국 ㈜태방파텍 대표

名士探訪 · MYUNGSA  vol.04

정희국

막힐 때마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사람

㈜태방파텍 대표 · 식품 포장 외길 30년

글 · 윤일기사진 · 자료(핸드메이커)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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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늘 있습니다.
다만 그 안에, 기회도 함께 있더군요.”

강소기업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를 처음 보았다. 화려한 말은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일에 30년을 매달린 사람 특유의, 단단하고 조용한 기운이 있었다.

나는 평소 ‘진실된 기업인’을 만나 그 사람의 결을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성공담이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버텼는지를. 정희국 대표는 꼭 그런 사람으로 보였고 — 그래서 인터뷰를 청했다.

그가 만든 포장은 지금 SPC와 오뚜기의 간편식에 담겨 일본과 미국의 식탁에 오른다. 학벌도 배경도 없던 한 소년이, 어떻게 ‘세계가 찾는 포장’의 주인이 되었나.

The Journey

위기와 혁신, 30년

막힐 때마다 그는 길을 만들었다 — 주요 이벤트.
유년 · 부산
전쟁 2년 전, 육 남매의 장남
피난 난민의 집, 찢어지게 가난했다.
소년기
야간 중학교, 그리고 엿장수
아이스크림과 엿을 팔던 길바닥이 첫 영업 학교였다.
청년
대기업 제지연구소 1호 연구원
공고 출신이 민간 연구소 1호 연구원으로. 실력은 인정받았다.
40대 초
간 농양, 그리고 60%의 월급봉투
병상에서 돌아오니 월급은 60%만 채워져 있었다.
위기
1989
㈜태방파텍 창업 (만 42세)
식품 필름과 용기, 오직 한 길로.
결단
1997 · IMF
‘숨 쉬는 필름’
3개월 무상 공급으로 시장을 열고, 이후 10년 만에 연 매출 100억.
혁신
2000년대
확장의 위기 → ‘찜팩’
이자 부담에 다시 막혔고, 2년을 매달려 안 뜯고 데우는 포장을 냈다.
위기 → 혁신
2017
장영실상 · 월드스타상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다.
정점
2019
장학재단 기부 · 베트남 공장
번 것을 사회로 — 감사패를 받았다. 같은 해, 글로벌로 한 걸음 더.
나눔
지금
6개국 수출 · 제2공장
일본·미국·싱가포르·러시아·태국·베트남으로. 공급을 안정적으로 잇는 일이 목표다.
30식품 포장 외길
100IMF 후 10년, 연 매출
6개국수출 · 일·미·싱·러·태·베
2017장영실상 · 월드스타상
chapter 1

늦깎이로
시작한 사람

그는 자신을 대단하게 말하지 않았다. 가난한 집 장남으로 태어나, 야간 중학교를 다니며 엿을 팔았고, 공고를 나와 대기업 제지연구소에 들어갔다고. 민간 연구소 1호 연구원으로 뽑힐 만큼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공고 출신’이라는 벽은 단단했다.

설비 영업으로 자리를 옮겨 성과를 냈을 무렵, 급성 간 농양으로 쓰러졌다. 병상에서 돌아와 받아 든 월급봉투는 60%만 채워져 있었다. 그 봉투 앞에서 그는 결심했다. 마흔둘, 그제야 자기 일을 시작한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때가, 내 때였으니까요.”

정희국 대표

“신뢰는 곧 신용이고,
신용은 돈보다 중요합니다.”

— 정희국

chapter 2

막힌 곳에서 만든,
두 개의 포장

외환위기 한복판, 러시아행 비행기 안에서 그는 한 가지 생각을 붙들었다. 빵 포장재를 농산물 포장으로 바꾸면 어떨까. 그렇게 신선도를 지키는 ‘숨 쉬는 필름’이 나왔다. 마트도 백화점도 거절하자, 그는 “3개월 무상으로 드릴 테니 써보고 결정하시라”고 했다. 3개월이 되기 전에 정식 납품 요청이 왔고, 농산물 유통의 판이 바뀌었다.

성공 뒤엔 또 위기가 왔다. 공장을 늘리며 진 빚이 그를 다시 몰았다. 2년을 매달려 내놓은 답이 ‘찜팩’이다. 뜯지 않아도 전자레인지에 데울 수 있는 포장 — 모서리의 작은 증기 배출구 하나가, 음식의 촉촉함을 지켰다. 2017년, 그 기술은 장영실상과 세계포장협회 월드스타상으로 증명됐다.

찜팩 제품 라인업과 실링 머신
한식에 최적화된 ‘찜팩’과 실링 머신 — 뜯지 않아도 데울 수 있는 구조가 핵심이다.
찜팩에 담긴 간편식
찜팩에 담겨 식탁에 오르는 간편식. 대형 식품사의 HMR에 그의 포장이 들어간다.

“막다른 곳에서,
한 번도 없던 걸 만듭니다.”

How it works

‘찜팩’은 어떻게, 안 뜯고 데우나

01
밀봉 그대로
뜯지 않고 전자레인지에 넣는다.
02
수증기 ~120℃
안에서 압력이 차오른다.
03
모서리로 배출
증기 배출구로 빠져나간다.
04
촉촉함 유지
압력밥솥에 찐 듯한 식감.
chapter 3

번 것을,
다시 세상으로

그의 원칙은 회사 밖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신뢰는 신용이 되고, 신용은 돈보다 중요하다는 것. 내 것이 귀하면 남의 것도 귀하다는 마음으로 거래처와 직원을 대했다. 그리고 마지막은 늘 진인사대천명 — 할 수 있는 만큼 다하고, 결과는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2019년, 그는 장학재단에 기부하고 감사패를 받았다. 가난으로 일찍 일터에 나섰던 사람이, 이제는 다른 누군가의 배움을 돕는 자리에 섰다. 요란한 선행은 아니었다. 번 것을 조용히 제자리에 돌려놓는 일 — 그것도 그가 말한 진인사대천명의 한 모습이었다.

“내 것이 귀하면,
남의 것도 귀합니다.”

가난한 집 장남, 야간 중학교의 엿장수, 병상에서 일어난 마흔둘의 창업가. 그의 30년은 한 문장으로 줄어든다 — 막힌 곳에서, 세상에 없던 걸 만든다.

정희국 대표
정희국 鄭熙國
㈜태방파텍 대표이사 · 식품 포장 외길 30년

전후 세대로 태어나 가난 속에 야간 중학교를 다녔고, 공고를 거쳐 대기업 제지연구소 민간 1호 연구원이 됐다. 만 42세에 ㈜태방파텍을 창업해 식품 포장 한 길을 걸었다. IMF 중 ‘숨 쉬는 필름’, 이후 ‘찜팩’으로 위기마다 시장에 없던 포장을 만들어냈다.

설립  1989 ㈜태방파텍 · 농수산·식품 필름/용기 제조 (직원 약 75명)
기술  숨 쉬는 필름(신선도) · 찜팩(미개봉 가열, 증기배출 구조)
수상  2017 IR5 장영실상 · 세계포장협회(WPO) 월드스타상
공급·수출  SPC·오뚜기 등 / 일본·미국·싱가포르·러시아·태국·베트남 (2019 베트남 공장)
나눔  2019 장학재단 기부(감사패)
철학  “신뢰는 신용, 돈보다 중요 — 그리고 진인사대천명”

Interviewer · 이 인터뷰를 진행한 사람

윤일기
비씨컴(BCCOM) 대표 · 남서울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서울대 산업디자인광고홍보학 박사글로벌 종합대행사 실무비씨컴 대표현직 대학교수사진작가

그는 끝내 자기 자랑을 하지 않았다. 연 매출도, 받은 상도, 물어봐야 겨우 대답했다. 대신 가장 오래 이야기한 것은 버티던 시절과, 그때 지킨 마음이었다.

나는 늘 말해왔다. 좋은 콘텐츠는 인물을 빛나게 하지 않는다고. 인물이 본래 가진 빛을, 가리지 않을 뿐이다. 정희국이라는 사람은, 굳이 빛내지 않아도 이미 충분했다.

— 윤일기

「윤일기의 명사탐방」은 비씨컴이 만드는 인물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디자인·광고·예술을 다뤄온 시선으로, 제대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해 기록합니다.
⚠️ 시연용 샘플 — 본문은 공개 보도·방송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일부 인용은 예시). 정식 발행 전 본인 인터뷰로 사실·표현을 확정합니다.